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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방탄소년단 보면 2018년이 보인다 [출처: 매일경제 2017.12.21]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2/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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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가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에 열광하고 있다. 미국 빌보드는 라디오 방송 횟수와 판매량, 스트리밍 집계를 종합해 BTS를 `2017년 톱 아티스트` 차트 10위에 올렸다. 또 SNS에서 언급되는 순위로 결정하는 빌보드 소셜 50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은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현재 트위터 계정 폴로어는 1050만명, 유튜브에서는 1억뷰를 돌파한 뮤직비디오가 11편에 달한다.
최근 뉴욕에서는 영하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BTS의 캐릭터 상품을 사기 위해 두 블록에 걸친 긴 줄이 이어졌다.

 

왜 세계의 청년들은 이리도 그들에게 열광할까? 물론 잘생긴 일곱 청년이 펼치는 칼군무와 화려한 퍼포먼스 때문이다. 이것이 필요조건이라면 충분조건도 있을까? 필자는 BTS의 노랫말 속의 살아 숨쉬는 `인문학`이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팀 이름부터 인문학적이다. 10·20대 청춘들이 느끼는 고통과 절망을 방탄자동차처럼 막아주겠다는 연민의 마음이 들어있다. 이들을 키운 PD 방시혁은 이렇게 말한다. "즐겁고 행복한 노래 대신 이 시대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가혹한 현실을 가사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들의 노랫말에는 헤르만 헤세의 고전 `데미안`이 담겨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그들은 획일화한 성공 법칙을 강요하는 기성 세대에 반항하라고 말한다. "지겨운 same day, 반복되는 매일에/어른들과 부모님은 틀에 박힌 꿈을 주입해/지옥 같은 사회에 반항해/억압만 받던 인생/네 삶의 주어가 되어 봐."(`No More Dream` 중)

 

또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가 느꼈던 절망에 깊이 공감한다. "웃기지 어릴 땐 뭐든 가능할 거라 믿었었는데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사는 게 빠듯하단 걸 느꼈을 때/갈 길은 먼데 왜 난 제자리니/답답해 소리쳐도 허공의 메아리/내일은 오늘보다는 뭔가 다르길/난 애원할 뿐야."(`Tomorrow` 중)

 

한편으로는 힘들지만 지금의 외로움을 견디고 `나만의 것`을 찾아 나서라고 격려한다. "17평 연습생 코찔찔이 시절/좋은 건 언제나 다 남들의 몫이었고/불투명한 미래 걱정에 항상 목쉬었고/꾸질한 기억 잊진 말고 딱 넣어 두자고/우리의 냄새가 나 여기선/이 향기 잊지 말자 우리가 어디 있건/울기도 웃기도 많이 했지만 모두 꽤나 아름다웠어."(`이사` 중) "절대 쫄지 말아/누가 뭐래도 넌 괜찮아/강해 너는 말야/20세기 소녀들아/21세기 소녀들아/말해 너는 강하다고/말해 넌 충분하다고."(`21세기 소녀` 중)

 

그리고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한다. "학교 대신 연습실에서/밤새 춤을 추고 노래 불렀네/너희가 놀 때/난 꿈을 집도하며 잠을 참아 가며/매일 밤새 볼펜을 잡네/아침 해가 뜬 뒤에 나 눈을 감네/이중잣대와 수많은 반대 속에서/깨부숴 버린 나의 한계."(`We are bulletproof pt.2` 중)

 

세계의 팬들이 BTS에게 보내온 메시지를 보면 공감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절망의 밑바닥에서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을 때 BTS의 음악 하나로 버텼어요." "차마 마주 보기 힘들었던 제 모습을 똑바로 보게 되었고 이제는 사랑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져도 괜찮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어요." "노래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BTS가 내 인생을 바꿨어요."

 

지금 방탄소년단은 춤과 노래 그리고 인문학으로 세계를 정복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뿐 아니라 당신에게도 만약 2018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세상의 아픔과 결핍과 갈증에 공감하라고, 그리고 좌절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있다. "쓸모 있어 이 좌절도/난 믿어 우린 바로 가고 있어/언젠가 우리가 찾게 되면/분명 한 번에 집으로 와/개미처럼."(`Lost` 중)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출처: 매일경제 [2017/12/20]

출처URL: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842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