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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선거의 해 2020…리더의 조건 [출처: 매일경제 2019.12.1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2/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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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을 나온 아담과 이브는 형제를 낳는다. 형 카인은 농부가 되고, 동생 아벨은 목동이 된다. 이들은 신께 감사의 수확물을 바친다. 농부 카인은 농작물을, 양치기 아벨은 첫 새끼와 그 기름을 드렸다. 신은 아벨의 제물은 받았으나, 카인의 제물은 받지 않았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카인은 몹시 분해 안색이 변했다. 급기야 질투심에 눈이 멀어 동생을 죽이고 만다.

집에 돌아온 카인에게 신이 물었다. "Where is your brother, Abel?"(네 동생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그러자 카인은 유명한 대답으로 신에게 반문한다. "I don't know. Am I my brother's keeper?"(저는 모릅니다. 제가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까?)(창세기 4장 9절)

몇 천 년 후 미국의 한 신인 정치인이 카인이 던졌던 질문 "제가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까?"에 대답한다. 2004년 7월 2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버락 오바마'다. 무명이었던 그는 이 데뷔 연설 하나로 많은 미국인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고, 마음을 움직였다. 그 후 그는 상원의원이 됐고, 4년 후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한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계기가 된 그 연설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만약 시카고 남부에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제 아이는 아니지만 그것은 저의 문제입니다. 만약 돈이 없어 약값과 집세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노인이 있다면, 제 조부모는 아니지만 그것은 제 삶마저 가난하게 만듭니다. 만약 아랍계 미국인 가족이 변호사나 법적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체포된다면, 그것은 저의 시민권과 자유를 위협하는 일입니다. 저는 제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I am my brother's keeper). 저는 제 여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I am my syster's keeper). 이 근본적 믿음이 바로 이 나라를 지키는 원리이고, 각자의 꿈을 추구하면서도 우리를 미국이라는 하나의 가족으로 뭉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최근 배철현 선생에게 인문학 공부를 하며 배운 내용이다. 필자는 이 연설 속에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의 조건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결코 리더가 될 수 없다. 또 가난과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돌볼 줄 모르는 사람은 새 시대를 열 수 없다. 오직 타자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는 공감 능력과 그들을 지킬 수 있는 해결 능력을 지닌 사람만이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져 있다. 겉보기엔 정치 때문인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은 경제 문제다. 일자리 부족은 '이태백'과 '사오정'을 낳았고, 팍팍해진 삶은 젊은이들을 '3포' '5포' '7포'로 만들고 급기야 최악의 저출산으로 미래를 막아 버리고 말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런 과제를 지혜롭게 해결할 리더가 간절한데, 안타깝게도 잘 보이지 않는다. 진보는 따뜻하지만 경제를 잘 다루지 못하고, 보수는 경제는 좀 알지만 형제를 지키려는 따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년 4월 15일 우리는 새 일꾼을 뽑는다.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첫째, 어려운 동생과 가난한 이웃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장 낮은 곳의 아픔을 알고 분연히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둘째, 형제를 지속적으로 돌보려면 경제를 살려야 한다. 방법은 하나, 기업가정신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오직 하나, 기업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형제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일꾼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둘 중 하나가 빠진 리더라면 불량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새 일꾼의 기준은 무엇인가.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출처URL: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09&aid=0004480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