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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게이미피케이션'을 아시나요? [출처: 매일경제 2018.04.2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4/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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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게이미피케이션'을 아시나요?
입력 : 2018.04.25 17:30:44 수정 :2018.04.25 17:42:56


#1 필자는 요즘 `캔디크러쉬`라는 모바일게임에 빠졌다. 같은 색깔의 블록 세 개를 맞춰 사라지게 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마력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 절대 돈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결국 적지 않은 돈을 쓰고야 말았다. 제대로 홀린 것이다.
2012년의 국민게임 `애니팡`이 생각난다. 당시 이 게임은 유례없이 많은 2000만 유저의 신기록을 세웠다. 이런 `강력한 중독성`을 만들어 내는 힘은 무엇일까? 재미와 보상과 경쟁이 융합된 게임 메커니즘, 즉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때문 아닐까? 애니팡의 게이미피케이션 장치들을 보자. 첫째, `무료`다. 5개의 하트가 제공되고, 모두 소진하면 40분 후 다시 생성된다. 재미있는 게임이 무료이니 흡입력이 강력하다. 둘째 가까운 지인들까지 끌어들이는 `소셜(social) 기능`이 있다. 친구를 초대 하면 하트를 주고, 친구끼리는 하트를 줄 수 있다. 셋째, 다양한 `몰입장치`가 있다. 지인들과 점수 경쟁을 촉진하고, 승급제도를 두어 신분 상승(?)의 재미까지 준다. 마지막 원칙은 `부분 유료화`다. 기다리면 무료지만, 성급한 사용자를 위해 단번에 하트와 아이템을 얻는 방법을 제공한다. 치명적인 매력에 빠진 사용자는 마침내 전용화폐 토파즈를 사게 된다.

#2 게이미피케이션을 비즈니스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세계 최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보험 모집 플랫폼 `프렌드슈어런스(Friendsurance)` 사례를 보자. 먼저 주택보험, 자동차보험 등에 가입자를 최대 15인까지 고객들이 직접 모집할 수 있게 했다. 둘째, 고객 유치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보험료를 대폭 할인해준다. 셋째, 고객 그룹별로 공동계좌를 만들어 평균 지급 보험금을 예치해 준다.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수리비 등을 이 계좌에서 처리하되, 큰 사고에 대해서는 프렌드슈어런스가 추가 금액을 보장한다. 넷째, 만약 보험사고가 미미하게 발생해 공동계좌에 잔액이 남으면 멤버들에게 잔액을 전액 환급해 주는 보상이 따른다.

이 모델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보험업은 치열한 경쟁으로 고객 유치가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고객 모집 비용도 점차 증가했으며, 보험사기 및 보험금 과다 지출이라는 커다란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 프렌드슈어런스는 이런 보험업의 난제들을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단박에 해결할 수 있었다. 보험료 할인 정책을 통해 고객이 고객을 모집함으로써 마케팅 비용이 급감했고, 보험금을 아끼면 환급금을 배당해주니 양질의 고객 유치는 물론 고객 스스로 보험금 지출을 절제해 과다 청구를 줄일 수 있었다.

#3 공공 부문에서도 이런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할 수 있을까? 의료비를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 의료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7.7%(2016년 기준) 수준이다. 아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상승 추세다.

보도에 따르면 한 해에 100회 이상 습관성 진료를 받는 이른바 `의료 쇼핑`의 사례가 많아, 건강보험 재정 고갈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어떻게 하면 과다한 의료비 지출을 방지할 수 있을까? 싱가포르 사례에 힌트가 있어 보인다. 싱가포르는 의료저축계정(Medical Saving Accounts)을 도입해 모든 국민은 자신의 의료계좌에 소득의 일정 비율을 의료비로 저축한다. 병이 나면 이 돈으로 개인의 의료비를 해결한다. 만약 의료비를 절약해서 남기면, 남은 돈은 가족에게 양도할 수 있는 보상이 있다.

비로소 개인은 의료비를 절약할 이유가 생겼고, 국가는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을 낮출 수 있었다.

게임은 더 이상 게임회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잘 만든 게임의 규칙 하나가 사람들을 움직여 엄청난 혁신을 만들기 때문이다. 기업은 물론 정부의 산업진흥정책이나 규제정책 등도 적은 돈으로 더 큰 효과를 만들어 내려면 게임의 법칙을 바꾸어야 한다. 게임체인저만이 살아남는 이 시대, 지금 당신이 바꾸고 싶은, 또 바꾸어야 하는 게임의 법칙은 무엇인가?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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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 [2018/04/25]

원문보기: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8&no=264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