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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한 고전을 터처블하게 만든 강신장 대표 [출처: 브라보마이라이프 2018-01-0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1/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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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한 고전을 터처블하게 만든 강신장 대표

 

[김성회가 만난 CEO 스토리]2018년, 고전(古典)으로 인생의 고전(苦戰)을 풀자

 
2018-01-02 08:55 |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기자 blizzard88@naver.com

 

강신장(60) (주)모네상스 대표는 지식 디자이너이자 창조 프로듀서다.

지식 속에 숨겨진 창조의 씨앗을 찾아내고 가치를 재해석해 창조의 영감을 생산해낸다. 삼성경제연구소 근무 시절, 대한민국 인문학 열풍을 일으키고, 1만 개에 달하는 5분 동영상 콘텐츠로 1만 명이 넘는 CEO들을 매혹시켰던 그가 2014년 모네상스를 창업, 고전 전도사로 나섰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은 고전’을 세계 최초로 5분 동영상으로 시각화하는 무모한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문학뿐 아니라 역사, 철학, 정치 등 비문학에 이르기까지 총 500권의 고전을 5분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작업 대장정을 마쳤다.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이자 한양대 특임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 근무 시절, 대한민국 최대의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탄생시켜 1만 명 이상의 경영자를 창조경영학교로 불러 모았다. 2014년 2월 모네상스를 창업, 불후의 고전을 5분 동영상과 책으로 제작해 모두의 르네상스를 돕고 있는 중이다. 저서로 ‘오리진이 되라’, ‘감성의 끝에 서라’, ‘고전 결박을 풀다 1, 2’가 있다. (사진 이지미 프리랜서 studiojimilee@gmail.com)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이자 한양대 특임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 근무 시절, 대한민국 최대의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탄생시켜 1만 명 이상의 경영자를 창조경영학교로 불러 모았다. 2014년 2월 모네상스를 창업, 불후의 고전을 5분 동영상과 책으로 제작해 모두의 르네상스를 돕고 있는 중이다. 저서로 ‘오리진이 되라’, ‘감성의 끝에 서라’, ‘고전 결박을 풀다 1, 2’가 있다. (사진 이지미 프리랜서 studiojimilee@gmail.com)
 

 

“고전(古典) 보기, 더 이상 고전(苦戰)하지 마세요”

그가 만든 영상 고전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재미있다는 점. ‘읽기도 힘들지만 읽었어도 몰랐던 고전의 의미’를 손에 잡히게 해설해준다. 고전의 줄거리와 평론을 결합, 5분으로 간결하게 만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강력한 그래픽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해 ‘읽는 책’을 ‘보는 책’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강신장 대표는 요즘 고전과 노는 게 일이다. 5분 고전동영상(모네상스닷컴) 작업, 고전책(‘고전 결박을 풀다’) 집필, CEO를 위한 고전학교 ‘루첼라이 정원’ 운영 등 ‘고전 삼두마차’를 이끌며 고전의 바다에 풍덩 빠져 있다.

퇴직 후 창업 아이템(?)으로 ‘고전’을 선택하셨습니다. 고전을 5분 동영상화하는 작업에 도전한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창조는 ‘나다움’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라기보다는 ‘오리지널’에 가까운 것이죠. 나다운 것을 만들려면 내가 왔던 곳 오리진(origin)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창조는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역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기업 임원생활을 해보았지만 책임이란 짐, 권위와 형식, 시키는 일을 해야만 하는 틀에 박힌 삶이었어요. 작은 변화도 두려웠고, 나다움을 살리는 생활은커녕 생각 자체가 퇴화되더군요. 그래서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고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겨우겨우 읽어도 그 뜻을 알기가 어려웠지요. 누구나 고전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고전을 외과수술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조는 전진이 아니라 역진이다.” 전진과 속도만 외치는 시대라 그 의미가 더 와 닿습니다. 창조력의 비밀을 한 가지 부탁드려도 될까요?

“창조력의 근원은 휴머니티(humanity)입니다. 창조력은 결국 사람을 보고 사람들 마음속에 충족되지 못하고 찌꺼기처럼 남아 있는 아픔과 결핍과 갈증을 보는 인문정신에서 출발하니까요. 그런데 휴머니티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오직 연민의 눈을 뜨고 있는 사람들만 볼 수 있기에 최고의 창조기술은 ‘연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살펴보면 위대한 발견은 모두 연민의 자식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파편화된 삶을 살다 보니, 모두가 아픕니다. 그래서 타인의 아픔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민의 눈을 뜰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고전을 읽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상력은 자신이 가진 레퍼런스에 비례하게 마련이지요.”

“모든 혁신은 연민의 자식들이다.” 연민의 힘을 강조하셨는데요. 고전 공부를 통해 깨닫게 된 강 대표의 인생 모토는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수페르 아스트라(super astra)’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별보다 더 높이’인데요. 별보다 더 높은 곳은 고도가 아니라 흡수도입니다. 만약 우리가 철저히 상대방 입장에서 그 사람 마음을 봐줄 수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별보다 더 높은 곳이고, 또 만약 우리가 철저히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나를 보고 내가 하는 일을 볼 수만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별보다 더 높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고전을 통해 사람을 보고 나를 보는 성찰의 인문학을 비로소 만난 것 같습니다.”

고전 미니동영상의 부제가 ‘나를 만나는 5분의 기적’이더군요. 고전을 요약본으로 만든다, 특히 5분 동영상으로 고전의 맛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제기도 있는데요. 마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야 할 어머니의 손맛을 영양제 한 알로 해결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 같습니다.

“무식해서 용감했다고나 할까요. 아마 제가 학자라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고전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로부터의 비판이 너무나 두려웠을 테니까요. 저는 고전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탓하기보다, 읽도록 만들어주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고전을 읽지 못하는 독자의 아픔을 공감했기에,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만을 생각했습니다. 제 장점은 복잡한 지식을 말랑말랑 쉽고 재미있게 만들 줄 아는 데 있으니까 이것을 결합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때 저명한 영문학자이신 김욱동 교수를 만나게 되었고 김 교수님께서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용기를 주셨기에 다른 전문가와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고전을 읽지 않기보다는 고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리라 생각해요.”

고전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는 책’이란 말이 있지요. 5분 동영상 500편 리스트를 살펴보니 저 역시 중도 포기한 책이 많더군요.

 

(사진 이지미 프리랜서 studiojimilee@gmail.com)
(사진 이지미 프리랜서 studiojimilee@gmail.com)
 

 

“어려움, 두꺼움, 두려움의 결박을 풀고 언터처블(untouchable)을 터처블(touchable)로 만들자. 읽는 고전을 보는 고전으로 만들자. 이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 단지 축약이 아니라 에센스 농축 작업이라고나 할까요. 고전을 한눈에, 한 손에 잡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딱딱한 책을 오감을 자극하는 5분 영상으로 정리하는 작업은 고난도 외과수술이자 성형수술이었습니다.(웃음) 답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주인공보다 나를 만나게 하는 관점 전환에 초점을 뒀습니다. 고전은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도와주고, 다른 것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을 키워줍니다. 다 읽고서도 그 뜻을 몰랐던 고전의 의미를 동영상을 통해 알게 됐다는 독자 소감을 들을 때 행복합니다.”

고전이 좋긴 한데, 일각에선 ‘돈이 되나?’ 하면서 실용적 관점에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하하. 저는 고전, 나아가 인문학으로 팔자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접체험과 성찰을 통해 세상의 아픔을 볼 수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 마음속에 있는 고통을 보는 좋은 방법은 삶의 밑바닥으로 가보는 것입니다. 밑바닥에 내려가 보면 더 이상 남의 일이 남의 일로 보이지 않거든요. 모든 것이 나와 연결되지요. 초연결 시대에 그런 연결지능만큼 우수한 재능이 어디 있겠습니까. 고전은 그걸 가능하게 하지요. 인생의 고전(苦戰)을 대리경험하게 해주니까요. 고전은 한마디로 고전(苦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닐까요? 역지사지, 백번 강조하지만 상상만으론 한계가 있어요. 바닥을 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치고 올라왔는지 대리경험을 하고, 내 삶에 적용할 지혜를 얻지요. 운이 좋아지고, 운을 바꿀 수 있는 혁신과 창조력의 원천을 얻는 데 이 이상의 방법이 있나요?”

그의 입에서 ‘주홍 글씨’, ‘노인과 바다’ 등의 고전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인생반전의 포인트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예컨대 ‘주홍 글씨’의 진정한 교훈은, 우리 모두가 의도하지 않았던 잘못으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혔을 때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그 낙인을 지울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성찰하도록 하는 것이 그 가치라고 설명한다. 주인공 헤스터 프린의 삶과 투쟁 속에 그 길이 있기에 주홍 글씨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또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84일 동안 허탕을 친 후에 몇 날을 싸워 어렵게 잡은 청새치를 상어에게 모두 뜯긴다. 즉 천신만고 끝에 겨우 한 가지를 이루었는데 그것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을 때 과연 나라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성공이 아니라 과정 속에 있는 것이고, 비록 물질적 가치로는 파멸할 수 있지만, 정신적 가치로는 패배할 수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기에, 공평하지도 않고 선택할 수도 없는 운명의 비정하고 부당한 공격을 당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성찰해보는 것이 진정한 문학작품의 가치라는 조언이다.

강 대표에게 가장 와 닿은 고전은 어떤 작품이었는지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입니다. 성공한 중견 판사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겪는 마음의 분노와 불안, 치유를 다루는 내용이지요. 우리가 살면서 중요하다 생각하고 매달렸던 것들이 죽음이란 거대한 필연 앞에서 얼마나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인지를 성찰하도록 해주는 내용인데요. 이 작품은 저에게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하더군요.”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시절 만났을 때 창조학교에 대한 꿈을 그림까지 그려가며 야심차게 설명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임원 시절의 그때와 지금의 늦깎이 고전 전도사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요?

“혁신과 창조는 제 커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였어요. 재미있기도 했고 열심히 일한 결과 과분한 인정도 받았습니다. 큰 실패가 없는 삶을 살았죠. 하지만 돌아보니 일에 대한 집착이 하늘을 찔렀어요. 그것은 쥐어짜는 상상력이지, 따뜻한 상상력이 아니었습니다. 일만 보고 사람을 돌보지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이제 인격의 바탕을 갈고 닦아야겠다는 다짐을 하지요. 잘난 리더보다 따뜻한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 그게 가장 달라진 점입니다.”

58년 개띠이시지요. 개띠는 치열하게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도 첫 스타트 세대입니다. 올해 환갑이신데요. 인생의 뉴스타트 기점에서 되새기는 인생의 의미를 부탁드립니다.

“한마디로 인간적으로 좀 더 성숙해져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형식에 갇히지 않고, 모든 것을 해체해보고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환갑이 되었으니, 이제야말로 진정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찢어진 청바지에 빨간 운동화를 신어도 보고 자유롭게 살아보려 해요. 그 속에 행복이 있더군요. 원점에서 모든 것을 해체해 다르게 보려고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는데 강 대표가 인용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한 구절이 귀를 맴돌았다.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삶, 살면 살수록 생기가 빠져나가는 삶, 나는 내가 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실은 나도 모르게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던 거야. 그래, 맞아. 세상의 눈으로 보자면 산을 오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딱 그만큼씩 진짜 삶이 내 발 아래로 멀어져가고 있었어….”

2018년 한 해, 우리가 세우는 야심찬 계획은 산 정상을 향해 열심히 올라가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딱 그만큼 내려가면서도 그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계획인가. 혹시 우리는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진 않은가. 새해엔 별보다 더 높은 곳, 그곳에 이르는 사다리를 놓아보는 것 어떻겠는가.

 

▲강신장 대표와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사진 이지미 프리랜서 studiojimilee@gmail.com)
▲강신장 대표와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사진 이지미 프리랜서 studiojimilee@gmail.com)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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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성공하는 CEO의 습관’, ‘하이터치 리더’, ‘용인술, 사람을 쓰는 법’ 등이 있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기자 blizzard88@naver.com
 
 
출처: 브라보마이라이프 [2018/01/02]